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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생활

재미있는소설추천, 일상영웅 '재인,재욱,재훈'의 이야기

다 읽어버리면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어 속상할까 봐 아껴읽는 정세랑 작가님의 책을 가지고 왔어요. 

<재인, 재욱,재훈 >입니다. 

 

 

 

가격 : 8000원 
총 페이지 :  170 쪽 
초판 1쇄 : 2014년 12월 24일 
초판 5쇄 : 2019년 10월 25일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올 동안 5쇄 인쇄에 들어간 저력 있는 소설입니다. 

이렇게 꾸준히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랑받는 것은 정세랑 작가님의 능력이겠죠. 

뒤늦게 작가님의 팬이 된 저 같은 덕후들의 역주행의 영향이기도 하겠고요. 

 

제목만으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소설이었어요. 

사실 상상을 해도 정세랑 작가님의 상상력의 폭은 크고도 넓어 제가 아무리 뛰어봤자 고만고만해요.

책을 읽다 당황하거나 놀라는 일들이 생기는데요.

그래서 이번엔 책을 읽기 전에 힌트를 얻기 위해 책 표지를 꼼꼼히 읽어 봤어요. 

물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구입한 후에 말이죠. 

 

누군가를 구하는 일은 인생에 몇 번 오지 않는 특별한 경험이야 

 

일상에 찾아드는 다정한 우연들이 만나면 
오늘부터 당신도 재인, 재욱, 재훈이 된다

 


피서지에서 돌아오는 길, 형광빛이 나는 바지락조개가 든 칼국수를 먹은 삼남매에게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다. 초능력이라 하기엔 너무 미미한 초능력에 당 항해 있을 때, 누군가를 구하라는 메시지와 소포가 도착한다. 첫째 재인은 연구원으로 일하는 대전에서, 둘째 재욱은 아랍 사막의 플랜트 공사장에서, 셋째 재훈은 교환학생을 간 조지아의 염소 농장에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누구를, 어떻게 구하라는 것일까? 

 

이 안에 <재인, 재욱, 재훈>에 대한 힌트는 모두 들어있어요. 

간단하게 줄거리를  말하면

삼남매에게 일어난 소소하지만 놀랍고 신기한 능력으로 누군가를 구해내는 이야기. 

 

아! 표지에 미미한 초능력에 대한 힌트도요. 

손톱과 손톱깎이, 열쇠, 레이저 포인터. 

 


 

그다지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나 서로에게도 그다지 다정하지 않은 세 사람의 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특별한 능력이 생겼고 누군가에게로부터 누군가를 구하라는 지령을 받은 삼 남매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누군가를 돕습니다. 

구하는 사람이 지령을 받은 그 사람이 맞는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들은 손을 걷어붙이고 최선을 다해요. 

누군가의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을 위해서요. 

 

 

어디에선가 봤던 문장이 생각났습니다.

 

" 한 사람이 죽으면 주변에 5명은 삶이 흔들린 만큼의 큰 슬픔을 겪는다. 

내가 살아있음은 최소한 5명의 일상을 구한다."

 

 

우리는 이 삼남매처럼 사사롭지만 특별한 능력이 갑자기 생기지는 않지만 

매일 매 순간 누군가를 구하고 내가 구원을 받는 일들을 수없이 주고받으며 사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살아 숨쉬는 것만으로 누군가의 일상을 구하는 것처럼요. 

 

 

 

삶은 자기 자기 자신만을 위한 여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고 도움을 주는 선순환의 과정이죠. 

그런데 종종, 때론 자주 우리는 그 사실을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잘 살기 위해, 나만 뭔가를 이루기 위해, 자신에게 집중된 삶을 살게 돼요. 

 

저는 이 삼남매의 성실한 자세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받은 지령에 따란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거든요. 

누구에게서 왔는지, 어떻게 생긴 능력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본인의 삶에 끼어든 이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요. 

보답을 돌려받지 못할지라도 오로지 타인의 구원을 위한 일에 진심으로요. 

자신들이 안전한 가정에서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라오지 못했던 것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가진 사랑의 모든 것으로요. 

 

대전의 기업 연구 단지에서 OLED를 연구하는 연구원,

사막 한 가운데에서 플랜트를 만드는 직장인,

딱히 잘하는 것 없고 어학연수 마저  시골 조지아의 염소 농장으로 보내지는 평범한 고3 학생, 

 

온갖 자기 검열과 예민함으로 중무장하고 피곤한 삶을 살고 있는 재인일지라도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다 큰 사고를 당한 무덤덤한 재욱일지라도 

형 누나보다 잘난 것 하나 없고 비교되는 둥실둥실한 재훈일지라도요. 

 

흔하다면 흔하고 특별하다면 특별한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수고로 베푼 어떤 구원의 보답을 당사자에게 직접 받지 못하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다는 보람뿐만이 아니더라도

결국 선한 영향력은 어떤 방법으로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내가 청소하고 있는 한뼘 되는 이 땅이 결국 지구의 한 구석을 아름답게 가꾸는 의미 있는 일인 것처럼요. 

 

작고 귀여운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보며 삶을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의 상황에 주어진 이들이 사랑하는 마음이 구해내는 가치있는 것들을요. 

결국은 또 사랑,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 였어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저 스스로에게도 제 블로그를 읽는 분들에게도 전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존재이고  소소하고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살지만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히어로라고요.